철새와 공존 외치던 '부산 을숙도 고양이 급식소' 철거 명령

“을숙도는 생태(철새) 보호 지역입니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출처 : 한국애견신문

 

철새와의 공존을 취지로 부산 을숙도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가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동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을숙도는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섬 전체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버려진 고양이들이 모여 살아

'고양이 섬'으로도 불린다.

 

당초 고양이 급식소는 을숙도에 버려지거나 자연 유입된

고양이들이 새를 잡거나 새알을 먹으면서 문제가 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됐다.

 

그런데 최근 문화재청이 철새들의 피해를 우려해 고양이

급식소의 철거를 명령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에

무단으로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 복구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관리 기관인 부산시, 사하구청,

낙동강 관리 본부에 보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2016년부터 을숙도에

관리 기관과 협의해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해 왔다.

이곳에는 현재 60∼70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으며,

급식소는 20개가량이다.

 

현재 문화재청은 급식소가 승인 없이 무단으로

설치된 시설물이기 때문에 90일 이내 철거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동물단체는 을숙도 내 급식소를 철거할 경우

오히려 길고양이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철새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먹이를 제때 주지 않으면 굶주린 고양이들이 철새를

공격하는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단체에서 꾸준히

진행해 온 중성화 수술(TNR)도 지금처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재고해야 한다"라며 "굶주린 고양이를 외부로

옮긴다고 하더라도 을숙도에 유기되거나 유입되는 고양이는

또 생기기 마련이라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구역에 불법으로 설치된 시설물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근 을숙도 내 불법 시설물에 대한

민원이 들어왔다"라며 "2016년 급식소 설치에 대한 신청이

있었지만, 문화재청에서 반려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

이어 "천연기념물인 철새도래지를 보호하기 위해 시설물

철거와 원상회복 조치를 명령했다"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포식자인 고양이를 아예 분리시켜야

한단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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